자유게시판
<수영으로 삶의 위기를 넘어서다>
이벤트/백일장
작성자
최양수
작성일
2024-02-28 23:22
조회
150
<수영으로 삶의 위기를 넘어서다>
40대 초반 무렵, 평범했던 내 삶에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해 회사에 일거리가 줄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실직을 하게 된 것이다.
얄궂은 운명을 탓할 틈도 없이 바로 구직활동을 시작했지만,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 다 어려운 때여서 그런지 재취업이 쉽진 않았다. 곧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어느 날부턴가 숨만 쉬어도 가슴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나중엔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인 아르바이트를 쉬고 병원에 갈 수는 없었기에, 통증을 버텨가며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견디던 나는 결국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지고 말았다.
응급실에서 눈을 뜬 내게 의사 선생님은 대동맥 박리라는 낯선 병명을 말해주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으로 향하는 대동맥이 찢어지고 파열돼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몸 안에 시한폭탄이 생겨 또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슴에 무거운 바윗덩이 하나를 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간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안간힘을 쓰고 살아온 흔적이, 상처입고 무너진 몸에 고스란히 남게 됐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올랐다. 그래서 활동 없이 누워만 있으니 다리에 근육이 빠져 더 걷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잔뜩 겁을 먹고 오그라든 심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꾸준히 병원에 다니면서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관리를 잘해주지 못하면 언제 또 쓰러질지 모르는 상태여서 이러다가 정말 인생 자체가 멈춰버리는 건 아닌지 암담했다.
내가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서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의사 선생님은 아직 젊은 만큼 적절하게 운동을 해서 체력을 잘 끌어올리면 다시 예전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갑자기 큰 힘이 들어가는 무산소 운동보다는 수영이나 속보 같은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며, 특히 수영은 심장 강화와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의사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수영이요? 선생님, 전 정말 자신이 없어요. 몸에 힘도 없고 호흡이 가빠서 걷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수영을 하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처음에는 몸에 무리가 오지 않을 수준에서 천천히 물속을 걸어보세요. 그러다가 체력이 조금 올라오면 빠르게 걸으시고, 더 올라오면 그때는 수영을 하셔도 됩니다.”라며 단계별 수영 로드맵을 짜주었다.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걷는 일조차 버거운 내가 과연 수영을 할 수 있을지 겁이 났다. 하지만 건강해지기 위해선 운동을 하는 것 말고는 또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수영장까지 가는 일조차 내게는 무척 버거웠다. 수영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몸이 꽤나 지쳐있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체육관 앞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수영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열기에 몽롱했던 정신이 제자리를 되찾았다.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스트레칭한 후 의사 선생님이 조언한 대로 걷는 레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중년 아주머니까지 뒤섞여 모두 걷기 운동에 여념이 없었다. 물속을 뛰듯 빠르게 걷는 사람도 있었고, 뒤로 걷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몸에 물을 묻힌 후 천천히 입수를 하니 일단 복잡했던 마음속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것처럼 몸 구석구석으로 평온함이 전해졌다. 나는 물의 부드러운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물속을 걸었다. 물높이는 가슴 정도까지 왔는데, 흡사 물속을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의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물속을 걸으니 땅을 걸을 때보다 훨씬 덜 힘들고 수월했다. 숨도 덜 차고, 가슴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 가능성까지 없어 더욱 안심이 되었다. 천천히 물속을 걷다보니 신기하게도 우중충했던 기분이 조금씩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수영장 물살이 내 얼룩진 마음을 씻겨주기라도 한 것 같았다.
처음부터 무리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레인 여섯 바퀴만 돌고 물 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내 심장을 옥죄던 중력이 느껴졌다. 다리는 뻐근하고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 종아리와 허벅지가 당기고 몸도 온통 무거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분만은 상당히 상쾌했다. 아침마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두통도 그날따라 심하지 않게 느껴졌다. 모처럼 정신이 맑고 기분이 좋아서인지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그 후로 나는 일주일에 세 번씩 꼭 수영장에 갔다. 처음엔 몇 바퀴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차차 적응이 돼가면서 걷는 시간도 늘어났다. 물속을 걸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했다. 수영장에 다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고, 대동맥이 언제 또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조금씩 떨쳐낼 수 있었다.
다섯 달 정도가 지나고 나니, 어느덧 수영장을 걷는 시간이 50분을 훌쩍 넘기게 됐다. 무엇보다 불규칙하게 뛰던 심장박동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고, 무릎을 높이 차올리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허벅지와 종아리에도 근육이 붙었다. 물속 걷기를 통해 전체적으로 몸에 큰 에너지가 생긴 것을 느낀 나는 바닥까지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더욱 집중했다.
그렇게 걷기 운동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에 나는 다시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회복하게 되었다. 처음 수영을 하던 날, 나는 멈춰있던 내 삶을 다시 움직이려는 듯 두 팔을 쭉 뻗고 두 다리로 힘차게 발차기를 하며 물살을 갈랐다. 뻣뻣하고 둔탁했던 몸이 어느새 물과 하나가 되어 앞을 향해 유유히 나아갔다. 내 몸이 아무 이상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너무나 짜릿하고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쾌감이었다.
수영을 할 때는 모든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호흡과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수영은 늘 내가 처한 현실과 몸 상태를 잊게 해주고, 마음 속 부유물들도 깨끗이 헹궈주었다.
수영을 하면 내 심장박동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수영을 하다가 숨이 정상적으로 차오르고 심박이 상승하는 것을 느낄 때면 ‘아, 내 심장이 이렇게 뛰고 있구나! 내가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구나!’라는 행복감이 전해졌다. 그 느낌은 무너진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휘청거리는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떤 날은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하는 동안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마치 내가 세상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아오르곤 했다.
1년 넘게 규칙적으로 수영장에 다니며 물속 걷기와 수영을 한 결과, 내 몸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었다. 물론 쓰러지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는 회복할 수가 있었다. 수영이 병들고 지친 내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생기를 일깨워준 덕분이다.
대동맥 박리로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던 그때, 수영은 내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느리지만 꾸준히 물속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몸에 에너지가 생겨 스스로 물살을 가르고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한 이치를 깨닫게 해준 것이다.
재활로 시작했던 수영은 이제 내 일상 속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덕분에 심폐기능은 물론이고, 체력과 지구력도 좋아졌다. 이제는 아침마다 수영을 해야 비로소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이 한번 정해진 궤도를 이탈했을 때 다시 정상으로 들어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물은 그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치유의 힘을 지녔다. 물속 걷기 운동이나 수영은 최고의 생활체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나는 내 삶이 온전히 균형을 되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40대 초반 무렵, 평범했던 내 삶에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해 회사에 일거리가 줄어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실직을 하게 된 것이다.
얄궂은 운명을 탓할 틈도 없이 바로 구직활동을 시작했지만,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 다 어려운 때여서 그런지 재취업이 쉽진 않았다. 곧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어느 날부턴가 숨만 쉬어도 가슴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나중엔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인 아르바이트를 쉬고 병원에 갈 수는 없었기에, 통증을 버텨가며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견디던 나는 결국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지고 말았다.
응급실에서 눈을 뜬 내게 의사 선생님은 대동맥 박리라는 낯선 병명을 말해주었다.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으로 향하는 대동맥이 찢어지고 파열돼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몸 안에 시한폭탄이 생겨 또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슴에 무거운 바윗덩이 하나를 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간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안간힘을 쓰고 살아온 흔적이, 상처입고 무너진 몸에 고스란히 남게 됐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올랐다. 그래서 활동 없이 누워만 있으니 다리에 근육이 빠져 더 걷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잔뜩 겁을 먹고 오그라든 심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꾸준히 병원에 다니면서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관리를 잘해주지 못하면 언제 또 쓰러질지 모르는 상태여서 이러다가 정말 인생 자체가 멈춰버리는 건 아닌지 암담했다.
내가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서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의사 선생님은 아직 젊은 만큼 적절하게 운동을 해서 체력을 잘 끌어올리면 다시 예전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갑자기 큰 힘이 들어가는 무산소 운동보다는 수영이나 속보 같은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며, 특히 수영은 심장 강화와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의사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수영이요? 선생님, 전 정말 자신이 없어요. 몸에 힘도 없고 호흡이 가빠서 걷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수영을 하나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처음에는 몸에 무리가 오지 않을 수준에서 천천히 물속을 걸어보세요. 그러다가 체력이 조금 올라오면 빠르게 걸으시고, 더 올라오면 그때는 수영을 하셔도 됩니다.”라며 단계별 수영 로드맵을 짜주었다.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걷는 일조차 버거운 내가 과연 수영을 할 수 있을지 겁이 났다. 하지만 건강해지기 위해선 운동을 하는 것 말고는 또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수영장까지 가는 일조차 내게는 무척 버거웠다. 수영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몸이 꽤나 지쳐있는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체육관 앞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수영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열기에 몽롱했던 정신이 제자리를 되찾았다.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스트레칭한 후 의사 선생님이 조언한 대로 걷는 레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부터 중년 아주머니까지 뒤섞여 모두 걷기 운동에 여념이 없었다. 물속을 뛰듯 빠르게 걷는 사람도 있었고, 뒤로 걷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몸에 물을 묻힌 후 천천히 입수를 하니 일단 복잡했던 마음속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것처럼 몸 구석구석으로 평온함이 전해졌다. 나는 물의 부드러운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물속을 걸었다. 물높이는 가슴 정도까지 왔는데, 흡사 물속을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의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물속을 걸으니 땅을 걸을 때보다 훨씬 덜 힘들고 수월했다. 숨도 덜 차고, 가슴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 가능성까지 없어 더욱 안심이 되었다. 천천히 물속을 걷다보니 신기하게도 우중충했던 기분이 조금씩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수영장 물살이 내 얼룩진 마음을 씻겨주기라도 한 것 같았다.
처음부터 무리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레인 여섯 바퀴만 돌고 물 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내 심장을 옥죄던 중력이 느껴졌다. 다리는 뻐근하고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 종아리와 허벅지가 당기고 몸도 온통 무거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분만은 상당히 상쾌했다. 아침마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두통도 그날따라 심하지 않게 느껴졌다. 모처럼 정신이 맑고 기분이 좋아서인지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그 후로 나는 일주일에 세 번씩 꼭 수영장에 갔다. 처음엔 몇 바퀴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차차 적응이 돼가면서 걷는 시간도 늘어났다. 물속을 걸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했다. 수영장에 다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고, 대동맥이 언제 또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조금씩 떨쳐낼 수 있었다.
다섯 달 정도가 지나고 나니, 어느덧 수영장을 걷는 시간이 50분을 훌쩍 넘기게 됐다. 무엇보다 불규칙하게 뛰던 심장박동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고, 무릎을 높이 차올리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허벅지와 종아리에도 근육이 붙었다. 물속 걷기를 통해 전체적으로 몸에 큰 에너지가 생긴 것을 느낀 나는 바닥까지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더욱 집중했다.
그렇게 걷기 운동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에 나는 다시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회복하게 되었다. 처음 수영을 하던 날, 나는 멈춰있던 내 삶을 다시 움직이려는 듯 두 팔을 쭉 뻗고 두 다리로 힘차게 발차기를 하며 물살을 갈랐다. 뻣뻣하고 둔탁했던 몸이 어느새 물과 하나가 되어 앞을 향해 유유히 나아갔다. 내 몸이 아무 이상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너무나 짜릿하고 좋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쾌감이었다.
수영을 할 때는 모든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직 호흡과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그래서 수영은 늘 내가 처한 현실과 몸 상태를 잊게 해주고, 마음 속 부유물들도 깨끗이 헹궈주었다.
수영을 하면 내 심장박동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수영을 하다가 숨이 정상적으로 차오르고 심박이 상승하는 것을 느낄 때면 ‘아, 내 심장이 이렇게 뛰고 있구나! 내가 이렇게 살아 숨 쉬고 있구나!’라는 행복감이 전해졌다. 그 느낌은 무너진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휘청거리는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떤 날은 물살을 가르며 수영을 하는 동안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마치 내가 세상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아오르곤 했다.
1년 넘게 규칙적으로 수영장에 다니며 물속 걷기와 수영을 한 결과, 내 몸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었다. 물론 쓰러지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는 회복할 수가 있었다. 수영이 병들고 지친 내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생기를 일깨워준 덕분이다.
대동맥 박리로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던 그때, 수영은 내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느리지만 꾸준히 물속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몸에 에너지가 생겨 스스로 물살을 가르고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한 이치를 깨닫게 해준 것이다.
재활로 시작했던 수영은 이제 내 일상 속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덕분에 심폐기능은 물론이고, 체력과 지구력도 좋아졌다. 이제는 아침마다 수영을 해야 비로소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이 한번 정해진 궤도를 이탈했을 때 다시 정상으로 들어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물은 그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치유의 힘을 지녔다. 물속 걷기 운동이나 수영은 최고의 생활체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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