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면 그 순간이 시합종료.

"너 대회 나갈 볼 생각이 있냐?“
무에타이 관장님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성동구 무에타이 대회.
저는 그 대회를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건 영화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했고 매일같이 땀을 흘리며 계속해서 나아가야 했죠.
저에게는 약 한 달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졌습니다.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고, 스파링. 체력단련.
한 달간의 준비를 마치고 대회 당일이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성동구까지 관장님과 함께 이동해, 체중 측정과 간단한 건강 검진을 마치고 난 후 대진표를 확인했습니다.
저만 하는 경기가 아니다 보니 많은 경기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경기를 보고 기다린 후
제 차례가 되어,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하고 링 위로 올라갔습니다
링 위에서만 느껴지는 고양감.
저는 흥분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걸 내가 진짜 하는구나 하고요.
벨이 울리고 시합이 시작됐습니다.
상대는 벨이 울리자마자 돌진했고 일방적인 공격을 했습니다.
저의 복싱스킬, 스텝, 이런 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라운드 하나하나 버티고 있었죠.
1라운드,, 2라운드,,
간신히 숨만 고르고 있던 나와는 달리 상대는 계속해서 공격해왔습니다.
어느덧 3라운드 중반.
간신히 상대와의 거리를 벌리고 숨을 고르던 중
상대의 턱이 비어있는 걸 보자 문득 관장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렸습니다.
"너 뭐로 KO 시킬 거냐?"는 질문에,
저는 제가 좋아하던 태권도를 떠올렸습니다.
태권도의 기본이 되는 발차기….
"앞차기로 KO 시킬 거에요."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상대의 턱에 앞차기를 날렸고 상대는 크게 휘청거리며 다운당했습니다.
1... 2...3..
카운트가 울리고 저는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상대는 기운을 차려 경기가 제기되었지만
벨이 울리며 경기는 종료되었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 저는 모든 것을 걸고 기도했습니다. "이기게 해주세요."
심판이 제 손을 들어주었을 때,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참으며 양팔을 하늘 위로 올리며 환호했습니다.
거친 호흡,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며 저는 링 위를 내려갔습니다.
”대단하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대회 관리자분께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까지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명한 스포츠 만화 슬램덩크에서 한 말이 있듯이
포기하면 그 순간이 시합 종료.
저는 슬램덩크의 정대만을 좋아합니다.
중학교 MVP.
저도 정대만처럼 MVP까지는 아니었지만 중학생 때 운동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런 저라서 더 후회되고 아쉬워해서 정대만이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일지도 모르죠.
지금은 발목이 부서져 뼈가 깨진 상태입니다.
재활 중이긴 하지만 다시 운동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전 포기를 모르는 남자이기 때문입니다.

”내 이름은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