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

내 배구에 대한 첫 관심은 하이큐라는 애니로 시작했는데
중학생 때 공부하러 가는 척 하면서 도서관에서 애니를 주구장창 봤었어 운동 신경도 없어서 그땐 직접 할 생각은 못 했지만 애니에 나오는 공을 샀었어 이후로 집 어딘가에 쳐박아 뒀었는데 고등학교를 올라오고 점점 관심은 떨어지던 찰나 다시 생기는 계기를 만나게 됐어 점심 먹고 학교 강당쪽으로 올라가서 교실을 가려는데 공 떨어지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나는 거야 보니까 애들이 배구를 하고 있더라고 그때 당시엔 동아리인가? 하고 넘겼는데 어떤 아이의 스파이크 때리는 그 모습이 나한테 되게 멋있다고 남았었나봐 근데 뭐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못 봤고 넘겼지 그리고 그 무렵 이동수업 때 조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애가 있었어 소심해보이고 내향적으로 보였는데 난 그때 극외향인이었어서 그런 모습이 귀여워보였어 그래서 말 걸고 친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던 거 같아 좋아하니까 시선이 가고 시선이 가니까 걔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 배구 하던 애가 그 친구더라고 더 멋있다고 느꼈어 그래서 볼 일도 없으면서 강당에 뭐 가지러 가는 척 하면서 배구하는 걜 구경하고 배구에 대해서 검색하고 다시 관심을 가졌어 6개월 넘게 걔가 배구하는 걸 구경하다가 크리스마스 날 고백했어 그 뒤로 사귀고 있어 내 첫사랑이랑 ㅎㅎ 아 여기선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걔 덕분에 다시 배구에 관심을 가지고 집에 박혀있던 배구공으로 연습도 하고 남친한테 배우기도 하고 영상도 찾아보고 있어 누구를 좋아하면서 내가 좋아했던 걸 다시 찾는다는 경험을 한 게 너무 이쁜 경험인 거 같아서 글로 남기고 싶었어 너희들은 이런 경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