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무기력과의 싸움! 나의 프로레슬링 이야기
이벤트/백일장
작성자
lmy0762
작성일
2024-02-17 09:41
조회
217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레슬링을 좋아하는 20대 여자입니다. 지금도 WWE SMACKDOWN 생중계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고요 ㅎㅎ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이 브랜드 소속이거든요! 요즘 이 선수와 다른 선수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 오늘도 참 기대가 되네요. 이야기가 잠시 딴 길로 샜죠? 그만큼 제가 이 스포츠에 진심으로 이입하고 있다는 반증이랍니다. 누구는 프로레슬링더러 짜치는 경기, 유치한 장난이라고들 하죠. 그렇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런 엔터테인먼트 요소야말로 프로레슬링이란 스포츠를 차별화 해 주는 것이니까요. 선수는 짜인 각본에 따라 경기에 임하고, 관객들은 서사가 가미된 스포츠를 즐깁니다. 관객과 선수들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문화이지요. 어느 한쪽이라도 진심으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이렇게 프로레슬링에 진심이 된 이유는, 따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이던 때쯤입니다. 당시 코로나가 터지면서 밖으로 나갈 기회가 줄었고, 저는 설상가상으로 장염에까지 걸렸습니다. 그야말로 반강제 칩거 생활이었죠. 심한 장염 때문에 음식이라고는 죽밖에 못 먹으니 움직일 힘은 없고, 설령 나가더라도 딱히 할 일도 없고... 할 일이라곤 집에서 비대면 강의를 듣는 것 정도였죠. 그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저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지쳐만 갔습니다.
그 무렵 프로레슬링을 보게 되었어요. 우리나라는 IB SPORTS라는 채널에서 WWE 프로레슬링을 중계해주고 있어요. 할 게 없어서 텔레비전 채널을 마구 돌리다가 거기에까지 닿은 거죠. 그때 본 경기가 샬럿 플레어, 베키 린치, 아스카라는 여성 선수들의 다자간 매치였어요. 사다리를 세우고 천장까지 올라가, 매달려 있는 벨트를 가져오는 사람이 승리하는 이벤트였죠. 저는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점점 그 경기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여성 선수들이 현실에서 이렇게 미친 듯이(?) 싸우는 건 처음 봤거든요. 그런데 그게 의외로 무섭지가 않고... 재미있었어요! 선수들의 동작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무용 같았어요. 게다가 선수들 간 대결 구도가 긴장감을 부여해 주니까요. 저도 모르게 이입이 되더라고요. 누가 이길지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렇게 저는 경기의 결말을 보기 위해 티비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그 경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죠...
결국 벨트는 아스카가 차지했어요.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 선수의 도움을 받았지요. 그 선수가 샬럿 플레어, 베키 린치가 올라가던 사다리를 무너뜨려 줬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선수는 격투기계에서 유명한 론다 로우지였어요! 저는 프로레슬링을 통해 론다를 처음 알게 된 거죠. 아무튼 저는 우승한 아스카라는 선수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동양인 여성 레슬러 중에서는 가장 국제적으로 성공한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같은 동양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솟구쳤어요. 하지만 비단 그런 감정 때문에 응원하기를 결심한 건 아니에요. 아스카는 장난기 많은 캐릭터지만 공격할 땐 누구보다 맹렬해요. 챔피언 벨트도 몇 번이나 따냈어요. 로얄 럼블이라는 단체 경기에서 우승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테마곡도 너무 좋고, 등장할 때마다 치렁치렁하게 두르고 나오는 의상도 취향이었어요. 네, 저는 그 선수에게 입덕해 버리고 만 거예요...
무력하고 재미없던 일상 속에 새로운 자극이 들어온 거죠! 저는 아스카의 경기를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벤트인 로얄 럼블을 전부 몰아봤죠.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남성부 로얄 럼블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여성부 로얄 럼블에는 멋지고 예쁜 언니들이 우르르 등장하기 때문에 더 재밌다고 느꼈거든요. 한동안 여성부 경기만 계속 봤어요.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것도 의미 없어졌어요. 저는 이제 남성부 경기도 즐겁게 보니까요... 처음에는 여성부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남성부 선수들의 대립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여느 레슬링 팬들과 다름없이 남녀 선수를 모두 응원하고 있답니다. 사실 남성부까지 보기 시작하면 너무 노답일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 했는데...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나요. 허허. 요즘은 코디 로즈라는 선수의 서사가 재미있어요!
이렇듯 프로레슬링을 보면서 제 일상은 점점 다채로워졌어요. 생전 본 적도 없는 경기 방식에, 선수들 의상에... 매일매일이 새로운 자극이었어요. 만약 프로레슬링을 안 봤더라면 저는 그 시기를 이겨내기 더욱 어려웠을 거예요. 그렇게 보다 보니까 어느덧 2년 남짓이 흘렀네요. 그러나 프로레슬링은 역사가 깊어요. 2년 본 것 가지고는 그 역사를 다 따라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직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언젠가는 저도 뉴비 티를 벗게 되겠죠?
그리고 제겐 버릇이라면 버릇이라고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새로운 분야에 입덕하면 그 분야의 굿즈를 꼭 사야 한다는 거예요. 혹시 관련 물품이 없을까 중고장터를 뒤져봤는데, 티셔츠나 피규어 등은 너무 비싸서 부담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스포츠 카드 세트를 파는 사람을 발견했어요. WWE 여성 선수들의 스포츠 카드만 묶어서 파는 거였어요! 좀 옛날 버전이긴 하지만 제 취향에 딱이잖아요. 저렴한 가격에 많이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생 처음으로 중고장터에서 스포츠 카드란 걸 사버렸습니다 ㅋㅋㅋ 사진도 첨부해요. 아이돌 덕질마냥 탑꾸(탑로더 꾸미기)도 해봤어요! 이런 짓까지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걸요...?
인터넷으로 다른 레슬링 팬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매년 열리는 PLE(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분들과 실시간으로 달리는데요. 그게 한번 해보고 나니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역시 스포츠는 같이 봐야 제맛이라니까요. 최근에는 역시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벤트인 로얄럼블 경기를 중계로 봤어요. 여성부 경기가 꽤 재밌더라고요! 다음 PLE는 일리미네이션 챔버인데, 그것도 너무 기대되네요. 일 년 동안 손꼽아 기다릴 이벤트가 있는 건 무지 행복한 일이에요. 항상 다음을 기약하고 살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SMACKDOWN 중계 시간이 다가오니까 슬슬 말을 줄이도록 할게요. 프로레슬링을 좋아한다는 건 재미있지만 생각보다 외로운 일이에요. 인터넷 말고는 주변에 보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거든요 T.T 제가 본다고 하면 동감하는 반응보다는 화들짝 놀라는 반응이 더 많았어요. 제가 평소에는 엄청 모범생 느낌이기 때문에 더 놀라는 것 같아요. 그런 반응이 나쁘지는 않지만 가끔 외로워요. 하지만 저는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고, 이 스포츠를 좀 더 완벽히 만들기 위해서 고생하는 선수들의 열정도 사랑합니다! 아마 제 내면에도 숨어있는 열정이 그것과 감응한 것이겠지요. 앞으로도 프로레슬링을 더 즐기고 싶어요.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프로레슬링에 진심이 된 이유는, 따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이던 때쯤입니다. 당시 코로나가 터지면서 밖으로 나갈 기회가 줄었고, 저는 설상가상으로 장염에까지 걸렸습니다. 그야말로 반강제 칩거 생활이었죠. 심한 장염 때문에 음식이라고는 죽밖에 못 먹으니 움직일 힘은 없고, 설령 나가더라도 딱히 할 일도 없고... 할 일이라곤 집에서 비대면 강의를 듣는 것 정도였죠. 그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저는 점점 무기력해지고 지쳐만 갔습니다.
그 무렵 프로레슬링을 보게 되었어요. 우리나라는 IB SPORTS라는 채널에서 WWE 프로레슬링을 중계해주고 있어요. 할 게 없어서 텔레비전 채널을 마구 돌리다가 거기에까지 닿은 거죠. 그때 본 경기가 샬럿 플레어, 베키 린치, 아스카라는 여성 선수들의 다자간 매치였어요. 사다리를 세우고 천장까지 올라가, 매달려 있는 벨트를 가져오는 사람이 승리하는 이벤트였죠. 저는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점점 그 경기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여성 선수들이 현실에서 이렇게 미친 듯이(?) 싸우는 건 처음 봤거든요. 그런데 그게 의외로 무섭지가 않고... 재미있었어요! 선수들의 동작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무용 같았어요. 게다가 선수들 간 대결 구도가 긴장감을 부여해 주니까요. 저도 모르게 이입이 되더라고요. 누가 이길지가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렇게 저는 경기의 결말을 보기 위해 티비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그 경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죠...
결국 벨트는 아스카가 차지했어요. 그 과정에서 다른 여성 선수의 도움을 받았지요. 그 선수가 샬럿 플레어, 베키 린치가 올라가던 사다리를 무너뜨려 줬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선수는 격투기계에서 유명한 론다 로우지였어요! 저는 프로레슬링을 통해 론다를 처음 알게 된 거죠. 아무튼 저는 우승한 아스카라는 선수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동양인 여성 레슬러 중에서는 가장 국제적으로 성공한 선수라고 하더라고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같은 동양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솟구쳤어요. 하지만 비단 그런 감정 때문에 응원하기를 결심한 건 아니에요. 아스카는 장난기 많은 캐릭터지만 공격할 땐 누구보다 맹렬해요. 챔피언 벨트도 몇 번이나 따냈어요. 로얄 럼블이라는 단체 경기에서 우승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테마곡도 너무 좋고, 등장할 때마다 치렁치렁하게 두르고 나오는 의상도 취향이었어요. 네, 저는 그 선수에게 입덕해 버리고 만 거예요...
무력하고 재미없던 일상 속에 새로운 자극이 들어온 거죠! 저는 아스카의 경기를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벤트인 로얄 럼블을 전부 몰아봤죠.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남성부 로얄 럼블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여성부 로얄 럼블에는 멋지고 예쁜 언니들이 우르르 등장하기 때문에 더 재밌다고 느꼈거든요. 한동안 여성부 경기만 계속 봤어요.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것도 의미 없어졌어요. 저는 이제 남성부 경기도 즐겁게 보니까요... 처음에는 여성부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남성부 선수들의 대립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여느 레슬링 팬들과 다름없이 남녀 선수를 모두 응원하고 있답니다. 사실 남성부까지 보기 시작하면 너무 노답일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 했는데...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나요. 허허. 요즘은 코디 로즈라는 선수의 서사가 재미있어요!
이렇듯 프로레슬링을 보면서 제 일상은 점점 다채로워졌어요. 생전 본 적도 없는 경기 방식에, 선수들 의상에... 매일매일이 새로운 자극이었어요. 만약 프로레슬링을 안 봤더라면 저는 그 시기를 이겨내기 더욱 어려웠을 거예요. 그렇게 보다 보니까 어느덧 2년 남짓이 흘렀네요. 그러나 프로레슬링은 역사가 깊어요. 2년 본 것 가지고는 그 역사를 다 따라잡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직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언젠가는 저도 뉴비 티를 벗게 되겠죠?
그리고 제겐 버릇이라면 버릇이라고 할 것이 있어요. 바로 새로운 분야에 입덕하면 그 분야의 굿즈를 꼭 사야 한다는 거예요. 혹시 관련 물품이 없을까 중고장터를 뒤져봤는데, 티셔츠나 피규어 등은 너무 비싸서 부담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스포츠 카드 세트를 파는 사람을 발견했어요. WWE 여성 선수들의 스포츠 카드만 묶어서 파는 거였어요! 좀 옛날 버전이긴 하지만 제 취향에 딱이잖아요. 저렴한 가격에 많이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생 처음으로 중고장터에서 스포츠 카드란 걸 사버렸습니다 ㅋㅋㅋ 사진도 첨부해요. 아이돌 덕질마냥 탑꾸(탑로더 꾸미기)도 해봤어요! 이런 짓까지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걸요...?
인터넷으로 다른 레슬링 팬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매년 열리는 PLE(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분들과 실시간으로 달리는데요. 그게 한번 해보고 나니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역시 스포츠는 같이 봐야 제맛이라니까요. 최근에는 역시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벤트인 로얄럼블 경기를 중계로 봤어요. 여성부 경기가 꽤 재밌더라고요! 다음 PLE는 일리미네이션 챔버인데, 그것도 너무 기대되네요. 일 년 동안 손꼽아 기다릴 이벤트가 있는 건 무지 행복한 일이에요. 항상 다음을 기약하고 살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SMACKDOWN 중계 시간이 다가오니까 슬슬 말을 줄이도록 할게요. 프로레슬링을 좋아한다는 건 재미있지만 생각보다 외로운 일이에요. 인터넷 말고는 주변에 보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거든요 T.T 제가 본다고 하면 동감하는 반응보다는 화들짝 놀라는 반응이 더 많았어요. 제가 평소에는 엄청 모범생 느낌이기 때문에 더 놀라는 것 같아요. 그런 반응이 나쁘지는 않지만 가끔 외로워요. 하지만 저는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고, 이 스포츠를 좀 더 완벽히 만들기 위해서 고생하는 선수들의 열정도 사랑합니다! 아마 제 내면에도 숨어있는 열정이 그것과 감응한 것이겠지요. 앞으로도 프로레슬링을 더 즐기고 싶어요.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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