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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라잡이

이벤트/백일장
작성자
bin9937
작성일
2024-02-18 20:18
조회
110
WBC, 올림픽까지 거쳐가면서 국민 1등 스포츠에서 가장 욕을 먹는 종목으로 평판이 깎아내려진 스포츠, 야구의 오랜 팬의 이야기다.

그냥 삶에서 있었던 스포츠와의 추억, 행복했던 기억만을 풀어내기에는 이 스포츠와는 같이 평행하게 인생을 살아온 것 마냥 희로애락을 함께했기에 짧게 쓸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야구와의 첫만남은 평범했다. 단지, 야구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가족끼리 갔었던 잠실 야구장. 그리고 아빠의 손에 이끌려 갔으나 LG가 아닌 상대편인 삼성을 좋아하게 되었던 조금은 이상한 시작. 축구는 물론, 밖에 나가서 활발히 몸을 쓰는 것에 재능도 흥미도 없던 그때의 저는 그 이후로 조금씩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했었다.

이사를 간 오피스텔에서는 부모님의 맞벌이에 집이 비워질 때마다 공을 집 문과 벽에 던져대며 구멍을 냈었던 시간부터, 누군가 삼성에 대한 시기가 있을 때마다 처단했던 야구광팬은 어느새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성적의 압박과 가정형편의 어려움에 조금씩 야구를 몰랐던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쉽게도 그 현실에 잠깐 열정을 껐던 무렵, 삼성은 많이 바뀌어 버렸다. 대입이 끝난 후, 대학 생활을 설렘, 드디어 홈구장에서 많은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는 흥분은 너무나 달라진 팀의 모습에 절망감을 안겨주었고, 3연전 대구경기 몰수패에 잠을 못 이루는 3일을 보냈다.

대입시험 결과도 그렇고, 여전히 현실에서의 즐거움이란 부분이 없었을 탓일까, 삼성과 함께 즐거웠던 그 시간들이 그리웠고, 그때의 우리가족과 내 주변상황들이 그리웠다. 그래서 더더욱 삼성의 성적과 퍼포먼스에 주목했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피폐해지고 스포츠광이 되버린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 삼성에게는 '당연'했었던 승리와 상대구단보다 언제나 언떤 기록이나 경기내용이나 경기결과에서의 극도우위를 차지했었던 모든 것들이 점점 폄하되고, 깎아내려지고만 있었고 그저 '과거에 묻힌 구단'으로밖에는 요즘 야구팬들에 눈에 비치는 것뿐이었다.
그 사실에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그들과 인터넷상에서 싸우기도 하고, 그들을 반박하기 위해 야구를 더 잘 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고 우리팀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초중고등학생의 생각이 아닌, '세이버 매트릭스', 그 당시에는 국내에는 정보가 없었던 분야까지 독학했다.

삼성은 다른 몇 구단은 아는지 모르는지 실행하는 '뜬공 혁명'을 타자친화구장을 쓰면서도 하지 않았고, 가장 많은 홈런을 얻어맞고 홈에서는 가장 적게 홈런을 때렸다. 홈런 마진이 마이너스 중 최악의 마이너스 기록값이었다.

투수들 역시 역량은 있고, 공의 구질이나 래퍼토리가 보석이 될만한 자질들이 있는 것 같으나 불운의 부상도 있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도 장점이 없는 무장점의 선수들만 가져왔다. 그저 답답하고 구단의 행보가 라이트팬들의 응원과 함성, 굿즈 사는 것에만 몰두할 때 승리 하나라도 쟁취하면 좋겠다는 팬들의 기본적인 욕구는 읽지 못하는 행태에 울분이 터질 따름이었다.

그런면서 한 시즌이 끝날 때쯤 삼성은 포스트시즌 구경꾼이 되고, 나는 다시 현실을 마주할때마다 나는 내 삶에 충실한 적이 있는가, 누군가를 그렇게 비난할 자격이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 하는 자아비판에 시달리며 계속 1년을 마쳤다.

최근에는 도파민 중독이 자기계발, 현생 살기에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일컬어진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스포츠에 더 거리를 두고 이성적으로 취미로만 대하려고 하는 중이다.

그렇게 조금은 떨어져서, 과거의 본인의 모습처럼 야구에 진짜 사랑을 타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볼 때마다 참 아련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야구를 취미로 받아들이고 제 3자의 일처럼 보다보니, 이제는 분석하는 것에 재미가 들렸다.

그렇게 블로그에 칼럼을 썼고, 이 글쓰기가 즐거웠고 대외활동까지 나아가 스포츠 주제 방송을 송출하며 야구구단의 데이터분석가로서의 일을 준비하고픈 희망직종까지 생겼다.

야구로 인해 웃었고, 그로인해 삶의 힘겨움을 더 깊게 느끼고 우울감을 느끼고 감정의 변동을 심히 느꼈던 내가 이제는 야구에 빠져 살아가고 싶어하는 야구 없이는 설명이 안되는 인생을 살았다.
이제는 적어도 다시 야구를 미워하는 일, 야구에 휘둘리는 일은 없고 같이 공생하는 동반자로서 살아가고 싶다.








전체 1

  • 2024-02-20 13:52

    야구와 동고동락 하셨던 '찐마음', '찐열정'이 여기까지 전해져옵니다. 와.. 스포츠, 야구가 정말 삶이시네요. 귀한 사진까지 함께 첨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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