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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를 꿈꾼 한 소년...그리고 지금의 나

이벤트/백일장
작성자
김정민
작성일
2024-02-27 03:28
조회
93
[국가대표를 꿈꾼 한 소년...그리고 지금의 나]

난 또래에 비해 작고 약했다. 어릴적 잦은 잔병치레에 병원과 약은 내 인생의 일부였다.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어보고 노력도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맞고 다니진 않았지만 맞고 다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어머니는 하셨던 것 같다. 내 덩치가 커지길 바라셨던 이유이다.

10살 때였나, 어머니는 결국 결단을 내리셨다. 나를 곧장 수영장으로 데리고 가셨다. 수영을 하면 아프지 않을 거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난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 스포츠는 수영이 되었다.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신기하게도 정말 몸은 건강해졌고 겉보기에도 키와 몸이 커져있었다. 뿌듯하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수영에 더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내 신경을 자극한 일이 생겼다. 나와 같이 취미로 시작했던 친구 하나가 전국대회에 나가서 3등을 했다고 자랑하는 걸 듣게 되었다. "3등? 난 1등 할 수 있을거 같은데..." 그때부터 나에게 수영은 인생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다. 친구를 따라 수영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고, 내가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고자 매일 헤엄쳤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1등은 하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 높은 열매였다. 선천적으로 약했기 때문이였을까.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뻗기에는 한계가 느껴졌다. 결국 내 인생의 첫 꿈은 그렇게 흩어졌다.

자존심도 강했고, 승부욕도 강했던 나였기에 새로운 도전은 아주 신선한 자극이였다.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체육선생님이 날 불러 제안 하나를 하셨다. "내가 널 미래의 국가대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 믿어볼래?" 그 말을 듣고 수영을 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2년이 흘렀다. 중3이 되었다. 내 인생의 변곡점이 찾아왔다. 공부에 재능이 없던 나는 진지하게 부모님과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했고, 그 시기에 체육선생님이 다시 찾아오셨다. 똑같은 제안을 하셨다. 어떤 운동이든 중3때 처음 시작하면 늦은감이 있다. 하지만 난 수영을 했던 경력이 있었고, 꾸준히 스스로 운동을 해왔기에 몸도 어느정도 갖춰져 있었다. 난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내 인생의 두번째 운동은 조정이 되었다. 조금은 생소하긴 하지만 알고 보면 아주 재미있고 매력적인 종목이다. 조정은 애초에 흔하지도 않고 지원도 거의 없는 운동이다 보니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도 거의 없다. 심지어 내가 다니던 학교도 조정부는 없었다. 다만 체육선생님이 취미로 조정을 해오셨고 조정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계셨던 터라 나를 키우려고 하신거다. 다행히 근처 대학교와 시의 재정적인 지원으로 시의 유소년팀이 만들어졌다. 선수는 나를 포함해 단 2명이었다. 조정을 하는데 인원은 맞춰졌기에 매일 훈련을 했다. 훈련장이나 보트가 없어서 근처 대학교 조정부의 도움으로 훈련장과 보트를 빌려서 훈련을 했다. 그렇게 반 년이 흘렀고, 내 인생의 첫 소년체전이자 마지막 소년체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결과는 3등이었다. 훈련을 해 온 시간에 비해 그래도 입상을 했다는거 자체에 감사했다. 덕분에 체육고등학교로 진학을 할 수 있었고, 조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목표는 전국체전이었다. 그게 가능할까. 전문적인 훈련을 받으며 선수로서 생활을 하는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고 지치는 일이 었다. 생각보다 조정은 운동한 거에 비해 결과가 잘 들어나질 않는다. 그래도 죽어라 버티고 또 버텼다. 2년 동안 입상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 나 스스로도 화가 났고, 학교에서도 불명예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입상 기록이 하나도 없으면 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다. 고3이 되어서 난 마지막 불을 지폈다. 전국대회에 나가서 싱글스컬(1인) 1위를 했다. 내 인생의 첫 수상이 금메달이었다. 기뻐할 틈도 없었다. 곧바로 전국체전이 있었기에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고 준비했다. 그리고 난 떨리는 마음으로 전국체전에 참여했고 더블스컬(2인) 2위를 기록했다. 그렇게 내 10대는 마무리되었다.

대학에 오니 선수들의 목표는 모두 국가대표였다. 나 역시 자연스레 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에 매진했다.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바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이었다. 아직 나이가 어렸기에 경험삼아 나가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대회를 치르다보니 어느새 결승이었다. 이젠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4팀 중 1위만 하면 되는거였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진짜 아무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대로 짐을 싸고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 도전을 4년을 했지만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그때 알았다. 죽어라 뛰어봐도 잡을 수 없는게 있다는 것을.

수영으로 시작해 조정으로 끝난 나의 스포츠 인생. 배운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지만 덕분에 스포츠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취미로 남아 여러 스포츠를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 인생의 스포츠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ing중이다.
전체 1

  • 2024-02-27 13:24

    치열하게 살아내신, 또 그렇게 살아내고 계시는 김정민님을 응원합니다. 꼭 1등이 아니더라도, 입상을 하지 못하더라도 스포츠를 진정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것 만으로도 인생에서 큰 것을 얻으신 게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계속되는 김정민님만의 스포츠를 저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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