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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 한 인생 첫 직관.

이벤트/백일장
작성자
녕그라미
작성일
2024-02-29 18:20
조회
75
몇 년 전 대학생 시절, 한 여름 방학이었습니다.
학기의 마지막 실습을 마치며 집으로 귀가하던 중에 아버지가 큰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이런 전화를 받은 적이 처음이었기에 손을 떨면서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추락사고로 인해 양 발꿈치가 분쇄골절이 일어나 당장 수술에 들어가셔야했습니다.
어머니는 직장에 있으셨기에 수술실을 들어가고, 나오는 순간에도 아버지는 저와 함께 하셨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마취가 다 깨지않은 아버지의 모습...
이후 고통의 신음하는 아버지의 모습...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아버지의 고통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에도 저는 괜히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었냐고..
잘 보고 다니지 왜 이렇게 다치셨냐고, 짜증스러운 말만 했고, 아버지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셨습니다.
제 방학내내 아니 그 이상 입원하고 계셔야만 하셨습니다. 재활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수술을 회복을 위해서..
마침 방학이었던 저와 계속 바빴던 다른 가족들.
제 방학의 시간은 병원에서의 짜증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양발을 다치셔서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하시고, 혼자서도 휠체어에 앉으시지도 못하셨습니다.
그렇기에 도움이 필요할 때면 제가 아버지를 안고 휠체어에 옮기고 다시 화장실에서 아버지를
안아 변기로 옮겨야했습니다.
그냥 병실에서 간이변기에 처리하시지 왜 그러냐 둥,
하루하루 늘어가는 간병생활에 짜증만 늘어나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다행히 아버지는 스스로 걸어다니시고 계십니다.
중간에 전동휠체어도 타시고 수많은 재활의 시간 끝에.
하지만 오랜 시간 걸으시면 양 발이 붓고, 고통스러워하십니다.
그럴 때면 제가 아버지께 "퇴원하고 같이 축구하거나, 축구 보러가요.""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언제 짜증냈나며 항상 고맙다고 괜찮다고 하십니다...
어쩌면 제 방학의 시간은 평생살면서 가장 아버지를 많이 안아본 추억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습니다.

졸업을 하고 간호사가 되었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취업해 몸이 망가짐에 따라 퇴사를 하였습니다.
마침 그 시기에 대한민국vs브라질 축구 국가대표 A매치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평소 축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고, 연령별 대표팀 경기까지 챙겨보시는 아버지를 위해 어렵게 티켓팅에 성공하기 되었습니다.

완전히 발이 나으시진 않으셨지만 꼭 아버지와 함께 인생 첫 직관을 가고 싶었습니다.
지방에 살았기에 서울에 가서 직관을 하면 교통비에 숙박비, 누가보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아버지와 함께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누가보다 일찍 경기장에 도착한 우리 부자,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버지의 여름 입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경기를 직관하는 것도 추억이지만, 그 곳에서 또 다른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였기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뛰는 건 힘드시지만, 이젠 잘 걸으시는 아버지.
아직도 첫 직관 다녀온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나오시는 미소를 보면 죄송하고 또 감사한 마음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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